명민하면서 배우기를 좋아아여 아랫사람에게 묻기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
敏而好學 不恥下問. <公冶長>
< 해설 >
위나라 대부 공어는 총명하고 학문을 좋아했으며 무척 겸허한 사람이었다. 공어가 죽은 후에 위나라 군주는 후대 사람에게 공어의 호학 정신을 발양하게 하기 위해서 그에게 '군공'이란 시호를 내렸는데, 후인들은 '공문자'라고 하였다.
공자의 제자 중에 자공은 위나라 출신으로 공어가 의외로 높은 평가를 얻자 공자에게 "공어의 학문과 재주가 비록 높지만 다른 겇룰한 인물도 많은데 어찌하여 공어에게 '군공'이란 시호를 내렸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질문하자, 공자가 웃으며 이렇게 대답하였다. "그는 명민하면서 배우기를 좋아하여 아랫사람에게 묻기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학문의 세계는 무한하고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배워서 알기에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자신이 모르는 것이 있으면 체면 불구하고 물어보고, 설사 아는 것이라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것이 신중한 배움의 태도이다.
공자도 평소 그러한 배움의 태도를 견지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즉, 일찍이 공자가 대묘에 들어가서 아주 사소한 것까지 물은 적이 있었다. 이때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누가 추나라 사람(공자)이 예를 안다고 했던가 ? 대묘에 들어와서 매사를 물어보더라."라고 빈정거렸다. 선생께서 그 말을 들으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것이 바로 예이다." 이는 우리 속담에 "아는 길도 물어가라."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라는 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러한 정신을 공자의 제자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즉 증자는 안연을 회상하면서 "유능하면서도 무능한 삼에게 묻고, 박학다식하면서도 천학과문한 사람에게 물으며, 있으면서도 없는 듯, 실하면서도 허한 듯, 욕을 보아도 따지며 다투지 않는다."라고 평가하였다.
일본 속담에도 "묻는 것은 일시의 부끄러움, 묻지 않느 것은 평생의 부끄러움"이라는 말이 있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박지원은 <북학의> 서문에서 "학문하는 방도는 다른 것이 없다. 알지 못하는 것이 있으면 길 가는 사람이라도 붙잡고 물어보아야 한다. 하인이 나보다 한 글자라도 더 안다면 그에게 배워야 한다. 자기가 남보다 못한 것을 부끄러워하여 자기보다 나은 사람에게 묻지 않는다면, 평생 고루하고 무식함에 갇히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일례로 중국 당나라 때의 승려였던 제기는 '이르게 핀 매화'라는 뜻의 <조매>라는 시를 지어 정공에게 보여주고 가르침을 청한 적이 있었다. 그의 시구 중에,
"앞마을이 깊은 눈 속에 파묻혔는데 어제밤에 매화가 몇 가지에 피었다네."라는 구절이 있었다. 정곡은 이 구절의 '몇 가지'가 '이르게 핀 매화'라는 제목과 잘 어울리게 '한 가지'로 기치는 것이 더욱 좋겠다고 조언하였다. 즉, "앞마을이 깊은 눈 속에 파묻혔는데 어젯밤에 매화가 한 가지에 피었다네."라는 뜻이 되니, 더욱 시의 애틋한 정취가 우리나옸다. 이에 제기는 자신도 모르게 정곡에게 절을 하면서 한 글자로 가르침을 준 스승이라 하여 "일자사"라고 불렀다.
또 송나라의 명신으로 이름을 떨친 장괴애가 어느 날 소초재를 집으로 초대한 적이 있었다. 이때 소초재는 장과애가 지은 시 한 수를 발견했는데, 그중에 "홀로 태평무사함을 한탄하니, 강남의 한가로움이 늙은 상서를 죽이누나."라는 구절이 있었다. 여기서 조종의 고관인 장괴애가 태평한 세월을 한탄하다는 내용을 잘못 해석하면 반역과 불평분자의 뜻으로 오인할 수 있기 때문에, 소초재는 시구 중에서 '한恨' 자를 '행幸' 자로 고쳐 "홀로 태평무사함을 다행스러워한다."라는 뜻으로 고쳤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장괴애는 이를 듣고 감탄하면서 "당신은 나의 일자사'라고 칭송하였다.
이처럼 제기와 장괴애처럼 비록 박학다식하면서 좋은 문인일지라도 겸허하게 마의 충고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발전에 빝거름으로 삼을 줄 알아야 호학자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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